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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하던 일이 망했다.

Photo by 'Ante Hamersmit' on Unsplash
Photo by 'Ante Hamersmit' on Unsplash

사업은 굉장히 도전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일이다. 안정적인 직장과 고정적인 수입과는 거리가 멀다는 말이다. 그리고 어떤 종류의 사업이든 간에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과 그에 맞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금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무자본 시작 사업들은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해 굉장히 애쓴다고 한다. 나는 이런 부분들을 알게 된 후에도 과감히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은 어려워

대학교를 졸업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팀을 꾸려 창업을 했던 적이 있다. 이게 내 첫 번째 도전이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웹이나 앱을 통해 여러 랜드마크와 맛집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흔히 알려진 정보가 아닌 한국인만이 알고 있는 로컬 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부분에 차별점을 두었다.

나는 프런트 엔드1(Front-end) 포지션을 맡았고 그 외에도 역할별 팀원들이 각각 있었기에 나름대로 구성이 갖춰진 채로 시작했다. 나중에는 사무실도 구했고 잘 흘러가는 듯했지만, 서비스 단계를 앞두고 마무리를 지어야 했던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여러 가지 사연이 있었다.

경험이 있다고 자신했던 걸까 아니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던 걸까, 군대를 전역하고 나는 친구 한 명과 함께 동업으로 또 사업을 준비했다. 이게 내 두 번째 도전이었다. 이번에는 웹이나 앱을 통한 서비스가 아닌 전혀 다른 주제의 사업이었는데, 온라인에서 물건을 떼다 파는 형식의 위탁 판매업2 이었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쿠팡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 입점한 뒤, 우리는 밤낮 없이 투잡과 공부(법, 재무, 세무 등)를 병행하며 열중했지만 역시나 아쉽게도 나중을 기약해야 했다.

하지만 두 개의 도전은 각각 많은 경험과 생각, 아픔을 남겼다고 한다.. 🥲


개발자가 되기 위해

원래 첫 번째 도전 이후, 군대에 갔던 나는 말년에 전역 후 개발자로 취직하기 위한 계획을 열심히 세웠다. 하지만 전역 후 이 계획은 잘 진행되지 않았고 노느라 바빴던 것 같다. 그러다 쓸 돈이 떨어지면 온라인 프리랜서 마켓에서 작게는 5만 원짜리 건, 크게는 100만 원을 조금 넘는 규모의 건들을 맡아 용돈을 마련했는데 그마저도 나중에는 손을 떼고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그렇다. 부끄럽지만 나는 개발자로서 이렇다 할 경력없었다. 용돈 마련을 위해 했던 프리랜서 건들은 실제로 필드에서 쌓는 커리어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던 중 두 번째 사업에 도전했던 것이었고 정말 미친 듯이 열심히 준비했지만, 사활을 걸었던 건 아니었을까.. 나는 다시 내 길로 돌아가기 위해 이렇게 다시 개발자를 준비하게 되었다.


원래의 내 길

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 남들보다 디자인과 프로그래밍을 일찍부터 경험하기 시작했고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되었는지는 설명하기가 난감해 노코멘트.) 나날이 스택을 다양하게 늘리고 또 심화시켜 갔다. 그러던 중 특성화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면서 더 확실한 방향이 잡혔던 것 같다.

그때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확한 포지션 이름을 알지 못했지만 나는 (Web) 쪽에 많은 흥미를 느꼈다. 포토샵(Photoshop)과 플래시(Flash)로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드림위버(Dreamweaver)를 이용해 마크업 하는 것을 좋아했다.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는 마치 신세계처럼 느껴졌었고 HTML 5웹 표준 등과 같이 그때 한창 새롭게 떠올랐던 화제들은 친구들과 열띤 토론을 하게 해주었던 주제였다.

대학교에 가서 배웠던 커리큘럼들 중 웹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들은 아무래도 특성화고를 졸업한 내게 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래도 C자바(Java), JSP, Windows Server, DB 등 다양했던 과목들은 당시 대학 동기들에게는 수많은 관문이었다고 하지만 내게는 하루하루가 신나는 배움의 나날이었다. 물론 컴퓨터 개론, 자료구조, 네트워크 통신 등 이론적인 과목들은 나도 깨나 골머리를 앓았던 기억이 있다. 🤮

당시에는 웹 관련 교육 과목으로 플래시와 드림위버가 필수적으로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플래시는 현재 공식적으로 지원이 종료되었고 드림위버는 VScodeIntelliJ에 비해 웹 개발 도구로써는 점유율이 낮다.


계획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내가 아무리 날고 기었다 한들 개발자로 취직을 준비하는 데 있어 그냥 ‘전공자’라는 단어로 요약될 뿐이다. 지금은 전공자뿐만 아니라 비전공자들도 개발자가 되는 시대이고 회사에서 원하는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점을 보여주려면 나는 다른 경쟁 요소를 갖춰야만 했다.

군대에서 생각했던 계획 중 하나는 확실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분야에 있어 나의 전문성과 관심을 증명하려면 말 그대로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준비를 해왔는지, 뭘 다룰 수 있는지,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뭘 할 것인지에 대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역하고 바로 실행에 옮긴 계획의 첫 번째는 맥북을 구매하는 거였다. ‘개발자들은 왜 (Mac) 운영체제를 사용할까?’ 라는 물음의 내용이 담긴 매체를 옛날부터 많이 접해왔고 나 역시 이에 친숙해지고 싶었다. 또 아쉽게도 내 학번이 졸업에 가까워진 시점에야 새로운 과목으로써 다뤄졌던 협업 툴들에 관련해서도 맥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백지 상태

딱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이었던 것 같다. 드디어 첫 맥북(MacBook Air M1 💻)을 구매하고 기본적인 개발 환경을 세팅한 다음 (Git)을 공부했었다. 그런데 다시금 들여다보니 역시나 다 까먹은 상태였다. 왜 이렇게 세팅해두었는지, 리눅스 과목에서 만점을 맞았던 기본적인 CLI 명령어들은 뭐가 있었는지 흐릿하게만 기억이 나는 상태였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어떻게 시맨틱 마크업을 했었는지, 자바스크립트의 기본 문법은 무엇이 있었는지, 리엑트(React), (Vue) 등의 프레임 워크라이브러리, 그 외 로드맵에 있을 법한 내용들.. 모두 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상태였다. 다시 들여다보니 어렴풋이 조금씩 생각이 나긴 했지만.. 라고 면접 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

결론적으로, 두 번의 도전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지금의 나는 바로 경쟁에 뛰어들기엔 많이 모자란 상태였다. 요새 유행하는 부트 캠프3 같은 곳에 참가하는 것도 생각해 보긴 했다.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남들과 똑같은 포트폴리오를 가진 채 면접을 보러 가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그 디테일한 단기 속성 커리큘럼은 확실히 궁금하지만, 내 나름의 방법대로 다시 처음부터 천천히 쌓아가보려 한다.

먼저 기본적인 문법과 최신 기술의 달라진 점 등을 다시 공부하고, 예전에 만들어두었던 프로젝트들을 리팩토링 ∙ 마이그레이션 하는 등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을 진행해 보려 한다. 이러한 과정을 한 번에 담고 시간 순서대로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 내가 계획했던 포트폴리오 준비는 바로 기술 블로그Engineering Blog깃허브(Github)를 이용하는 거였다.




  1. 프런트 엔드(Front-end) : 웹 개발 측면에서 볼 때 눈에 보이는 영역을 개발하는 포지션을 말하며 백 엔드(Back-end)와는 반대되는 의미. 

  2. 위탁판매업 : 상품의 생산자 또는 상인으로부터 그 상품의 판매를 위탁 받는 대신 매출액의 일정 비율 수수료 및 대금을 지불하는 등의 방식. 

  3. 부트캠프 : 단기간에 집중하여 코딩 지식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 또는 그 교육 프로그램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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